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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후 시즌3 1회 Smith and Jones 달로 떠나버린 2007년의 닥터와 인간들

rumiruby 2021. 11. 12.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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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후의 엄청난 펜은 아니지만 시즌이 많은만큼 에피소드를 볼 때마다 휘발성으로 에피소드의 내용이 강하게 날아가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기억하고자 새롭게 기획한 개인 프로젝트이다. 간단하게 영화나 미드, 영드를 보고 '나는 이렇게 느꼈다'라는 걸 쓰기까지가 내게는 굉장한 시간이 걸린다. 뭔가 잘 써야한다는 부담감, 남들이 안 썼던 내용을 써야한다는 부담감 등이 있지만 일단 뭐라도 써보는 게 더 중요하다는 걸 차차 알아가고 있는 단계이다. 그런 의미에서 닥터후 시즌 1, 2는 시간이 되면 시즌3이 끝나고 난 후에 진행해보도록 하겠다.



시즌2까지 닥터의 콤파니언(companion)으로 로즈가 활약하면서 시즌3에서는 새로운 콤파니언과의 여정을 떠나게 된다. 시즌2에서 로즈가 떠나는 걸 몰랐기 때문에 닥터만큼은 아니었지만 나에게도 꽤나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뉴닥터 시즌의 마음의 포문을 열게 해준 역할을 했던 로즈가 떠나면서 누가 새로운 여성 파트너로 등장할까 궁금했는데, 흑인 여성이 나와서 또 한 번 놀랐다. 인종차별은 아니지만 금발의 백인 여성이 여성 파트너였기에, 어떤 누구로 대체해야 할까 제작진도 고민이 많았을 테지만 똑같은 종류의 인종을 선택하기 보다는 색다른 선택을 했다는 점이 신선하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두 개의 심장을 가진 테닥과 의대생활을 하고 있는 흑인 마사와의 만남은 앞으로의 시즌4가 어떻게 진행될지 매우 흥미롭게 다가오는 지점이었다. 한 발 더 나아가, 마사와 닥터가 머물고 있던 병원 건물이 통채로 달로 날라가 버렸다는 설정 자체가 재밌게 느껴졌다. 달에 있다는 사실이 어찌보면 새로운 행성에 도달하는 길이기에 그곳에 도착했다면 굉장히 기쁜 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지구에서 평생을 살아온 지구인들에게 그 곳은 너무나 낯선 곳이었기에 사람들은 패닉에 빠졌다. 죽어도 멋진 곳, 달에서 죽는 게 얼마나 멋진 일이냐고 말하는 마사의 태도가 어쩌면 나의 태도와 비슷할 것이다. 카나리 와프 전쟁에서 사촌을 잃은 마사와 그 현장에서 직접 싸우고 있던 닥터와의 만남. 이런 디테일들이 적어놓지 않으면 나중에 까먹게 되는 것 같다.

사람의 피를 빨아먹는 플라스마보어라는 외계인 (출처: 왓챠)


심각한 장면인데 개인적으로 웃기게 다가오기도 했던 장면. '등골 빨아먹다'의 실사판을 실제로 보게 되다니. 우리가 흔히 쓰는 말을 비쥬얼적으로 다른 나라에서 만들어져서 내 눈앞에서 상영된다는 게 어째, 세계는 다 똑같이 돌아가는 것인가 하는 오싹함이 들기도 했다.

코뿔소 사설 경찰 (출처: 왓챠)


코뿔손데 주둔이라고 불리우는 사설 경찰이 달에 도착한 모든 것들을 용의자로 지정해 인간과 비인간으로 카테고라이징하는 장면 또한 인상적이었다. 맨날 컨트롤하려고 하기만 하는 인간이 반대입장에서 컨트롤 당해야하는 상황이 언젠가 펼쳐질 미래의 일 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지구에선 사법권이 없기 때문에 중립지역인 달로 사람들을 데려왔다는 닥터의 설명 또한 매우 그럴듯해보인다. 이 장면이 흥미롭게 느껴졌던 또 다른 이유는 닥터후를 보는 우리는 모두 닥터가 외계인이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걸리면 안 되는데, 이 상황을 어떻게 빠져나갈까?'라는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피를 한 방울도 남기지 않고 쪽쪽 빨아먹던 '플라스마보어'라고 불리는 인간의 탈을 한 또 다른 외계인으로 해외로 도피하는 중이라는 설명이다. 이미 인간의 피를 빨아먹은 그녀는 주둔에게 인간의 종류로 카테고라이징되었다. 주둔의 스캔이 강화된 덕에 플라스마보어인 할머니는 닥터의 피를 빨아먹고 닥터는 잠시 죽은 상태로 분류됐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 닥터가 어떠한 방법으로든 다시 살아날 것을 알고. 닥터의 피를 빨아 마셔 외계인의 피로 동화된 할머니는 더 이상 인간이 아니라는 사실을 마사가 현명하게 캐치해 스캔기를 직접 들어 스캔하는 상황에서 나는 개인적으로 로즈보다 더 오버스럽지 않게 적당한 때에 자기가 할 일을 잘 알고 헤쳐나가는 리딩적인 인물로 읽혀졌다. 로즈의펜으로부터 뭘하든 미운털이 박힌 마사에게 더 애정이 갔던 것도 사실이다. 결국 자기력 과부하로 할머니는 타버렸고, 나머지도 타버릴 위기에 놓인 상황.

인간에게서 새 생명을 얻는 닥터 (출처: 왓챠)


의대생답게 사망 위기에 놓인 닥터를 마사가 심폐소생술로 살려냈다. 닥터의 힘으로 스스로 일어나게 될 거라 생각했는데, 여성 역할인 마사를 통해 다시 살아나게 된 닥터! 이런 흐름이 시즌3 1회를 시작하는 데 있어 긍정적으로 느껴졌다. 달에서 다시 지구로 돌아오는 방법은 닥터가 주둔에게 부탁했기 때문이었지만 이 부분은 조금 허무하게 느껴졌다. 닥터는 마사에게 시간 여행을 제안하고 마사는 당장 시험이 코앞이라 거절했지만 이번 시즌의 주인공이기에 당연히 타디스에 오르면서 1회는 마무리 된다.

닥터후 시즌1을 겨우 넘기고, 막 재밌어지려는 시즌2에서 이제 시즌3로 넘어왔다. 앞으로 얼마나 더 봐야 닥터후 찐팬이 될 수 있을까 궁금해진다. 전반적인 포멧은 비슷하지만 그 안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이야기와 연결되는 세계관을 볼 재미가 풍부하니 당분간 닥터후에 질리는 일은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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