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음식 떡볶이의 반란 - 학교앞 떡볶이는 어디로 사라졌는가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당신의 떡볶이로부터>, <아무튼, 떡볶이>, <내일은 떡볶이>, <떡볶이가 뭐라고> 등 떡볶이가 키워드로 들어간 책들이 독자들 사이에서 큰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참고로 앞에서 명시한 책 모두 나는 읽어보지 않았다. 그럼에도 맨 처음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의 책 제목을 들었을 땐, 흔들거리는 전추에서 떨어지는 쇳공에 머리를 띠용하고 약하게 한 대 맞은 듯한 충격을 받을 만큼 큰 내적 공감을 느꼈다. 기가 막히게 멋진 제목이라고 생각했다.
초등학교 앞에서 흔하게 볼 수 있었던 포장마차의 떡볶이 가게. 떡볶이는 가족애를 이용한 전문화된 분식점이라는 타이틀의 '아빠와 딸', 매운 맛에 미쳐 날뛰는 사람들에게 안성맞춤인 '홍대의 조스떡볶이'로 조금씩 더 그럴싸한 음식으로 포장되어 진화해왔다. 그러다 즉석떡볶이, 국물 떡볶이의 차례가 오는 듯했으며 이들의 모든 것을 만족시키는 떡볶이 뷔페가 탄생하기까지 이르렀다. 배달의 힘을 빌린 떡볶이는 더 비싸고 잘난 값어치를 하는 음식으로 추앙받으며 힘든 시기에 톡톡히 자신의 몸값을 하고 있었다. 로제 소스로 만들어진 떡볶이는 일명 핵인싸들 사이에서 꼭 먹어봐야 하는 음식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너도 나도 먹어봐야 하는 변종 음식으로 재탄생되었다. 배달 앱에서 팔고 있는 만원이 넘어가는 떡볶이들을 나는 내 돈 주고 한 번도 시켜본 적이 없다. 이 모든 변천사를 겪었지만 발전하는 사회에서 자꾸만 옛 것을 찾게 되는 것은 이 사회에 적응을 하지 못하는 탓도 있으려만 옛날 그대로의 맛이 그리운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쌀떡이건 밀떡이건 상관없다. 길거리 포장마차에서 파는 이런 포근함이 느껴지는 떡볶이가 나는 좋다. 아무리 빠른 시간으로 음식이 배달되어 도착한다고 해도, 이런 밀가루 종류는 현장에서 서서 바로 먹었을 때와의 맛과는 비교할 수 없다. 잠시 서서 먹는 동안, 핸드폰은 내려두고장사하시는 할머니, 할아버지, 아주머니, 아저씨와 함께 잠깐의 얘기를 나누는 정겨움이 비대면으로 이루어지는 삭막함 속에서 전해지는 배달보다 더 좋을 때가 있다. 어묵은 시키지 않았지만 어묵 국물 먹어도 되냐고 물어보면서 천장 위에 달린 종이컵을 꺼내어 여섯 칸으로 나누어진 곳 중 나랑 제일 가까운 곳을 휘휘 저으며 국물을 떠먹는 그 따뜻함이란.
배고파서 정신없이 먹는다고 떡볶이와 튀김을 막 받았을 때의 예쁜 사진을 찍지 못했다. 헐레벌떡 먹고 빈 그릇을 보며 맛있게 먹은 흔적으로 이거라도 찍어야겠다 싶어 찍어두었던 것. 떡볶이 1인분과 튀김을 시켰는데 오천원 정도 들었다. 터무니없이 비싼 떡볶이의 가격을 나는 아무리 이해해보려고 해도 이해할 수가 없다. "너만은 변하면 안 되잖아. 그럴 순 없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