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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 추천에 의해 다녀온 제주 왈종 미술관. 정방폭포 주차장 맞은편에 위치해있는 적당한 사이즈의 미술관이다. 천천히 둘러본다고 해도 2시간이면 여유롭게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정도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있다. 

왈종미술관 입장료는 성인 기준 5천 원


왈종 미술관이 왈종 작가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 곳인지도 모르고, 정말 외관만 잠깐 찾아보고 둘러보면서 작품을 마음으로 느꼈는데 재밌고 유쾌한 사람이란 걸 느낄 수 있었다. 입장료는 성인 기준으로 5천 원이다. 입장료를 구매하면 기프트 샵이나 커피숍에서 10%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엘에이의 구겐하임과 비슷한 제주 서귀포 왈종 미술관



처음 왈종 미술관에 도착해 외관을 보았을 때는 미국 LA에 있는 구겐하임 뮤지엄이 생각났다. 밤에 흘러나오는 불빛이나 외관의 구부러진 특성이 왠지 모르게 그 뮤지엄이 연상됐다. 야자수 나무에 좋은 날씨에 비슷한 외관이라고 생각되어 지는(이건 온전히 나만의 개인적인 생각이다) 뮤지엄 때문인지 엘에이가 무척 생각나는 날이기도 했다.


 

그리스 산토니같던 왈종 미술관 옥상


옥상 전시로 이어지는 계단 쪽은 그리스가 따로 없었다. 그리스 산토리니에 가본적은 없지만 푸른 계단 색과, 하늘, 그리고 하얀 외벽이 꼭 그리스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라라라라라라랄라 포카리 음료라도 먹어줘야 할 것 같은 곳이었다. 우와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작품뿐만 아니라 뮤지엄의 인테리어에도 큰 공을 들인 걸 느낄 수 있었다.

 

그럴 수 있다. 그것이 인생이다 by 왈종



옥상 전시에 마련되어 있는 현무암 비석같은 것에 왈종 작가 작품 속 인물이 튀어나와 나를 맞아주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감명받기도 한 '그럴 수 있다. 그것이 인생이다'문구가 새겨져 있는데, 위에서 한 번 더 보게 되니 반가웠다. 작가님을 만난 적은 없지만 굉장히 위트있으면서 자신만의 스타일에 강단이 있을 분이라고 상상해볼 수 있었다.


왈종 미술관 굿즈 중도 엽서
작품 자체의 사이즈가 큰데 꽃의 색상도 밝은 네온 사인 형태라 신기했던 작품


나는 보통 미술관에 가면 기프트샵에 들러 엽서는 꼭 사는 편이다. 다행스럽게도 엽서 한 장당 가격은 천원이었다. 작품을 관람하는 동안 마음에 들었던 게 엽서로 있을까 없을까 기대하는 것도 관람의 한 묘미인데, 이 작품 사고 싶다고 생각하는 건 잘 없는 편이라 속상할 때가 종종 있다. 내게 엽서는 누군가에게 글을 쓰는 서신의 목적이라기보다는 기록용으로서의 기능이 더 강하다. 마음에 드는 엽서 두 장을 골랐다.

왈종미술관 팜플렛



왈종 작가의 작품 핵심에 큰 축을 이루는 것은 바로 ‘중도의 삶’이다. 자신의 마음을 육체적인 요가 운동으로 수양하기도 하고, 남제주 서귀포에서 남들과 세속적인 삶을 비교하지 않고 마음을 비우려는 모습등을 작품에 녹아내려 한 것같다. 왈종 미술관 팜플렛에도 나와있듯이 꽃과 새, 물고기, 자동차, TV, 동백꽃, 노루, 골프 등을 지속적으로 작품에 출현시킴으로써 삶에서 경험하게 되는 행복과 불행, 자유와 구속, 사랑과 고통, 외로움 등을 얘기하려고 하였다.


도자기에 그려진 왈종 작가의 작품 제주 중도


작품의 풍이나 사용되는 요소가 위와 같은 게 거의 대부분이다 보니 아무래도 이 재료에도 해보고, 저 재료에도 해보는 등의 다양한 실험을 한 작가로 보여진다. 이중섭 화가도 그렇지만 옛날 화가들은 이전부터 캘리그라피를 자신의 사인으로 이미 시작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봤다. 왈종 작가의 왈종 사인이 굉장히 멋스럽고 세련됐음을 느낄 수 있어 첫눈에 반하기도 했다. 

 

 

왈종 작가의 코르크 마개 작품
왈종 작가의 19금 시리즈


19금 전시관에있던 작품들. 볼링공, 와인 코르크 마개 등 그림을 꼭 캔버스에만 그리려고 하지 않았다. 오히려 동양적인 재료인 장지, 한지 등에 서양 재료인 아크릴이나 유화를 섞어서 그리기도 한 점이 이색적이고 재밌었다. 볼링과 관련된 그의 작품은 인기가 항상 좋으며, 경매에 나올 때마다 빠르게 높은 가격으로 완판 된다고 한다. 


제주 생활의 중도와 연기


그림에만 해당하는 내용은 아닌 듯한 해탈한 듯한 그의 마음가짐을 엿보면서, 나도 한층 마음이 성숙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사랑과 증오, 탐욕과 미움, 번뇌와 자유는 어디에서 오는가? ... 나는 오늘도 그림 속으로 빠지고 싶다는 말이 인상적이었고 공감이 많이 됐다.

 

한 쌍의 물고기

 

서로 마주한 입이 숭고하게까지 느껴지던 작품


물고기 두 마리와 구가옥, 골프 치는 사람, 낚시하러 물에 빠져 죽을 뻔 했던 과거의 자신, 귤나무 등 자신과 제주를 대표하는 요소들이 곳곳에 들어가 있어 샤갈의 작품처럼 왈종 작가의 시그니처 요소를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왈종 작가의 기사

 

 

길어야 제주에서 2년 살면 오래 사는거라고 놀렸던 친구의 말과 달리 왈종 작가는 남제주에서 20년이 넘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현재는 어떠한 지 모르겠다). 따뜻하고 비교적 여유로운 남제주 생활이 그림을 그리는 작가에게는 매력적으로 느껴졌을 테다. 이보다 더 그림 그리기 좋은 환경은 없을 거라며. 꼭 고흐가 볕좋은 프랑스남부를 찾았던 것처럼 많은 그림 작가, 글 작가들이 남제주 서귀포에 머물고 있는 듯하다. 

 

 

북치고 장구치자. 에헤라 디야

 

마음에 들었던 작품들은 꽤 있었지만 다 리뷰를 남길 순 없을 것 같다. 북을 치고 있는 여인네의 포즈에서 희화스러움이 느껴진다. 아니면 정말 신나서 북치고 장구 치는 건지 궁금하다. 저 움직임의 묘사가 생동감 있게 캔버스 밖으로까지 잘 전달된다. 

 

왈종 작품 요가 자세 1

 

왈종 작품 요가 자세 2


요가와 관련한 위의 두 작품은 현대 느낌이 많이 나는 일러스트라고도 보여졌다. 강한 색감은 눈으로 봐야지만 느낄 수 있다. 남제주의 따사롭고 밝은 태양처럼 빛나는 노란색과 상상 속에 있을 것 같은 반짝 거리는 새. 마치 바다에 비치는 태양의 물결처럼 느껴진다. 아래 푸른 배경의 요가 작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손톱으로 반 삼각형을 위아래로 긁어놓은 듯한 모습이 여기저기 보인다. 작품 표현에 꼭 붓을 사용하지 않고도 다양하게 캔버스에 표현된 방법들을 찾아보는 재미가 있는 전시였다. 왈종 미술관 전시 입장료는 5천 원이다. 

 

 

왈종 미술관에 전시된 작품들의 제목이 '제주의 중도와 연기'로 통일되어 있어서, 작품마다 다른 제목을 볼 수 있는 재미를 뺏긴 것 같아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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