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식 옛날 왕돈까스가 먹고 싶을 때 근처에서 편하게 찾아볼 수 있는 곳인 금화왕 돈까스집. 방문하는 지점에 따라 수프, 식기 등을 셀프로 이용해야 하는 경우도 있고, 종업원이 가져다주는 경우도 있다. 내가 방문했던 곳은 종로 3가에 있는 금화왕 돈까스 집이었다. 서울극장 옆이라는 메리트를 갖고 있어서인지 점심시간을 막론하고 사람들이 항시 바글거리는 모습이었다. 패스트푸드 체인점처럼, 미리 주문과 계산을 하면 인포 데스크에 있는 종업원이 번호표 영수증과 자리를 배정해준다. 얼른 먹고 빨리 나가야 하는 압박감이 느껴지기도 했다(사실 이것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오후에 먹다가 체한 느낌이 올라와 돈까스 소스가 위로 역류하는 기분을 오후 내내 가져야했다.)
제일 기본인 옛날 돈까스(6,000원)를 시켰다. 생각보다 작네라고 생각했다. 3분의 2보단 적고 3분의 1보다는 많은 중간 사이즈의 양을 다 먹어가기 시작했을 때 생각했다. 나는 나를 과대평가했구나라고. 수프와 어묵 국물도 함께 먹어서인지 배가 금방 차올랐다. 밥도 작은 양이라고 생각했는데, 밥 속도에 맞춰 돈까스를 먹으니 더 이상 돈까스를 먹을 배의 공간이 생기지 않는 기분이었다. 양배추 샐러드의 마요네즈 소스가 적어서 밑부분까지 스며들지 않아 짜증스러웠다. 셀프 코너까지 일어나서 퍼오기는 귀찮기 때문에...
모닝빵은 건들지도 않았다. 사실 나는 왕돈까스에 나오는 모닝빵을 한 번도 먹어본 적이 없다. 돈까스 소스는 먹다가 모자란다 싶으면 직원에게 요청해서 추가로 받을 수 있다. 돈까스 두께는 다른 지점에서 먹었던 것보다 약간 얇은 것 같기도 했는데, 먹는데 지장은 없었다. 소스가 먹을 때는 맛있었는데 나중에 소화가 안 된 상태로 하루를 보내다 보니 그 소스 맛이 계속 역하게 올라와서 당분간은 떠올리고 싶지 않은 맛으로 변주했다. 왕돈까스를 먹을 땐 꼭 단무지랑 먹고 싶다. 그래서 셀프코너에서 김치를 푸지도 않았다. 수프는 따뜻할 때 먹으면 엄청나게 맛있는 맛도 아니고 그렇다고 못 먹을 맛도 아니다. 중앙 에어컨 바로 밑 테이블에서 먹는 바람에 따뜻한 수프와 돈까스가 금방 식어 후반에는 음식 자체를 온전히 즐기진 못했다.
남은 돈까스 고기가 아까워 집에 있는 반려견을 위해 싸 갖고 싶었다. 포장 여부를 물어보니 포장이 가능하다고 해서 셀프코너에 배치된 테이크어웨이 박스를 갖고 왔다. 다 먹기는 부담스러운데 남기기는 싫은 사람들에게 이런 포장 박스를 이용하면 환경에도 도움이 되고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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