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SMALL

김영갑 갤러리 입구

 

제주에 온다면 반드시 들러야 할 김영갑 갤러리에 다녀왔다. 추적추적 비가 내려서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꽤 많은 사람들이 실내로 몰려들었다. 비가 내리는 가을 날씨, 김영갑 갤러리와 잘 어울리는 하루였다. 

 

 

김영갑 갤러리 굿즈 오름 포스터

 

김영갑 갤러리 티켓을 구매하면 파노라마 사진으로 찍힌 기다란 포스트 굿즈를 무료로 함께 준다. 그의 원하는 사진이 있다면 따로 이런 저런 굿즈를 구매하는 것도 나쁘지 않고, 이 정도에서 만족하는 것에 괜찮은 사람도 있을 것 같다. 

 

살아 생전에 작업실과 그의 모습

 

티켓을 받아서서 뒤를 돌아보면 그가 일했던 작업실과 작업실 안에서 아픈 와중에도 바쁜 시간을 보냈을 그의 사진이 함께 놓여있는 걸 확인할 수 있다. 방문하기 이전에 나는 그의 이름 정도만 들어봤었는데, 이번 갤러리 방문을 통해 그의 많은 것들을 보고 깨닫고 느낄 수 있었다. 

 

 

김영갑갤러리두모악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은 방문하는 모든 이들과 음지에서 도와주는 사람들이 주인이라는 문구가 인상적인 곳이었다. 김영갑 작가의 사진 역사를 텍스트로 확인해볼 수 있게 정리해둔 약력. 밑으로 내려가도 내려가도 끝이 없다. 부여 출신으로 제주, 오름, 김영갑 이 세 글자를 빼고 그에 대한 또 다른 사적인 정보를 얻어볼 순 없었다. 

 

작업하고 있는 그의 모습

 

말년에 루게릭병에 걸려 아픈 생을 살다 간 것 말곤 그에 대한 이야기를 더 접해볼 수 없어 어쩐지 아쉽기만 하다. 살아있을 때 그를 알지 못했다는 죄책감 아닌 죄책감도 몰려왔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작품이었던 사진

 

요즘 같은 세상에 왜 그런 병이 걸렸을까?라는 질문을 되뇌며 궁금함이 치솟게 되는 그의 삶. 잠시나마 김영갑 갤러리를 구경함으로써 그 안타까움과 섭섭함을 달래려 한다. 

 

부여출신 김영갑의 제주살이

 

1982년에 이미 제주도의 매력에 빠져버린 김영갑의 스토리가 적혀있다. 무엇 때문에 이 척박한 곳에 마음을 내리게 되었을까 궁금했었는데 그 매력의 비결은 바로 오름 때문이었다. 

 

김영갑 다큐멘터리

 

살아생전에 찍혔던 그의 다큐멘터리가 상영되고 있어 20분가량 보면서 그를 더 이해하려고 했다. 아팠을 때라 몸이 많이 쇠해진 모습이다. 자연의 제주도가 산업화되어 가는 모습에 안타까움을 표하는 그였다. 

 

용눈이 오름

 

제주도엔 정말 많은 오름이 있지만 김영갑은 용눈이 오름에 깊게 빠져있었다. 그런 이유 때문일까. 오름이란 것을 한 번도 올라본 적 나조차도 용눈이 오름을 들어봤을 정도이니까. 

 

용눈이 오름 휴식기

 

제주도에 오면 제일 먼저 가고 싶었던 곳은 용눈이 오름이었는데, 현재는 휴식기로 2023년까지 탐방객 출입이 통제되고 있어 아쉬웠다. 오름의 여왕이라는 따라비 오름도 그렇게 예쁘고 속이 탁 트이는 느낌이었는데, 용눈이 오름은 얼마나 또 다른 매력을 선보일지 기대되는 순간이었다. 

 

 

가을의 제주 풍경

 

가을에 느꼈던 제주도의 매력이 한껏 담겨있는 용눈이 오름과 억새풀이 아름답게 느껴졌다. 오름이 자연이 자신을 다 받아주는 그런 아량의 모습을 발견했던 걸까. 

 

 

겨울 제주 풍경

 

용눈이 오름의 겨울 모습. 맑은 하늘의 상쾌함이 액자를 뚫고까지 느껴진다. 

 

제2전시관 하날오름관

 

제2전시관은 하날오름관과 유품전시실이 있다. 하날 오름관의 사진들 역시 멋지게 찍혀서 보는 순간 '우와'를 연신 내뱉게 됐다. 

 

김영갑 갤러리 사진

 

마치 황량한 아프리카에 와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사진이었다. 그 사막 속에서 오래된 역사를 갖고 있는 한 그루의 나무 같은 구도. 

 

하날 오름

 

하날 오름의 황량한 느낌. 바람 부는 느낌이 그가 느꼈을 그날의 오름과 많이 닮아 있었다. 

 

하날 오름의 해지는 모습

 

제2전시관에 도착해서 바로 시선을 쏟는 작품 중에 하나가 아니었을까 한다. 붉은 노을. 저 노을을 실제로 봤을 때의 황홀감을 언젠가는 나도 맛볼 수 있을까 약간의 질투가 났다. 

 

다양한 계절의 오름 사진들
나뭇잎 하나 없는 앙상한 나뭇가지에서 강한 힘이 느껴진다

쓸쓸한 감성을 그 누구보다 잘 포착해내는 작가가 아닐까 싶다. 그런 그의 감성이 좋아 하루가 지나고 한 달이 지나도 김영갑 작가의 사진에서 나오는 여운을 길게 느낄 수 있는 게 아닐까. 

 

세로 파노라마 제주 풍경

 

 

인기 있던 또 다른 그의 작품. 가로 파노라마가 아닌 세로 파노라마로 찍힌 사진. 오름이 아닌 제주도의 풍경을 담아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오름과 제주의 매력에 푹 빠졌던 그에게 감사할 뿐이다. 오름이 유명해지게 된 데는 그의 몫이 한 턱 크게 작용했을 테니까. 

 

 

728x90
반응형
LIST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