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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난데 최근 여기저기 혼자서 은근히 많이 다닌 것 같다. 그래서 이번에 리뷰할 곳은 종로 인사동에서 제일 오래된 빵집 태극당이다. 인사동 차 없는 거리를 드나들 때 앞쪽에 나있는 간판에서 태극당이란 빵집을 본 적은 없는 것 같았는데, 어느 날 엄마랑 함께 돌아다니다가 이곳이 굉장히 오래된 곳이라는 얘기를 들어서 알게 됐다.

 

 

인사동에서 제일 오래된 빵집 태극당

 

 

이번에 혼자 인사동에 방문하게 됐을 때 궁금하기도 하고 해서 태극당 매장에 들어가 봤다. 2층에 위치해있어서 올라가려고 입구 쪽에 서있는데, 오른쪽에 서있던 한 아저씨가 일본말로 전화하는 소리가 들렸다. 장인식으로 디저트를 맛있게 만드는 곳 중 하나가 일본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기도 하다. 가장 오래된 빵집이라고 하는 태극당에서 무엇을 팔고, 얼마나 맛있는지 궁금했으리라 혼자 짐작해본다.

 

 

태극당 생크림팥빵 가격
기대되는 생크림팥빵



인사동의 월세와 명성이 빵값에 포함된 듯, 동네 프랜차이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보루빵, 단팥빵, 크림빵 등의 가격에서 천 원 정도 더 비쌌다. 아침을 안 먹은 공복 상태로 점심시간에 들러서 이것도 사볼까? 저것도 사볼까? 했지만 막상 사려니 종류별로 당기지는 않았다. 제일 좋아하는 크림빵을 살까 했는데, 생크림팥빵이 팔고 있어서 동시에 두 가지 맛을 즐길 수 있는 빵으로 골랐다. 이런 종류의 빵은 평균 2,600원이었는데 두 개의 요소가 들어가서일까 200원이 더 추가된 가격으로 2,800원에 팔고 있었다. 이것만 사기가 아쉬워 유명한 태극당 모나카 아이스크림도 살까 했다. 그렇지만 모나카를 먹고 나면 부스러기가 입 바깥과 천장에 묻는 게 싫어 이 역시 별로 당기지 않았다.

 

 

태극당 고방 카스테라 6천 원



빵이 가지런히 정렬된 가판대 앞에 서서 무슨 빵을 더 샤아할까 말까 혼자서 고민하는데, 태극당을 오래전부터 단골집 드나들듯이 다녔던 걸로 보이는 아주머니, 아저씨가 카스테라 두 개 달라는 것을 직원에게 따로 요청하는 걸 들었다. 버터케이크와 롤케이크가 전시되어 있는 냉장고에는 정렬된 카스테라가 보이지 않았는데, 여기 오면 저 카스테라를 꼭 사야 하는 거구나라는 걸 직감적으로 느꼈다. 고방 카스테라 6천 원이라고 쓰여있었다.

 

 

 

'그래. 이왕 오래 된 빵집에 왔는데 옛날 것의 대명사라고 불리는 카스테라라도 하나 사가자.'

 

 


 

 

태극당 생크림팥빵의 내부
견과류가 크게 들어가 있는 모습



생크림팥빵은 자연바람에 생겨난 지층이 겹겹이 쌓인 것처럼, 한 층이 전부 생크림으로 또 다른 한 층은 아예 팥으로 속내가 구성되어 있고 앞뒤로 빵 패티가 감싸고 있다. 나는 생크림과 팥이라길래 랜덤으로 한 데 어울린 맛인 줄 알았는데. 생크림과 팥의 비율은 1:2 정도로 팥이 더 풍부하게 들어가 있다. 생크림이 얇게 위층에 올라가 있는 느낌이었다. 생크림 맛을 더 느끼고 싶었는데 아쉬운 부분이었다. 팥은 지난번 리뷰로 작성했던 종로 명인 단팥빵보다는 더 달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크림과 팥은 실패할 수 없는 조합으로 마일드 커피랑 먹으면 잘 어울릴 것 같았다. 흰 우유는 말할 것도 없고.

 

 

 

 

[입맛 까다로운 무덤덤한 미식가] 종로 명인 단팥빵 고구마 단팥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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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miruby.tistory.com

 

 

태극당 생크림팥빵보다 사실 더 기대했던 건 고방 카스테라였다. 냉장 보관 후 먹어야 한다는 말에, 반나절 가까이 밖에서 외출했던 탓에 집에 도착해서는 바로 냉장고에 집어넣었다. 바로 먹기엔 배불러서 다음 날 먹어보기로 했다. 냉장고에서 하루 가까이 갇혀있던 태극당 카스테라는 외출을 해도 여전히 신선함을 유지하는 듯했다.

 

 

옛날 빵맛 고방 카스테라
흰 우유와 어울리는 카스테라
고방 카스테라의 단면



바늘과 실처럼 카스테라엔 흰 우유가 절대적으로 함께 따라와야 한다. 흰 우유 없이 카스테라만 반 정도 잘라서 먹었을 때 사실 기대했던 맛 그대로의 카스테라 맛이었다. 막 달지도 않고 막 부드럽지도 않고. 더 부드러운 느낌의 카스테라 맛을 원했는데, 냉장에 보관해서 먹어야 하는 카스테라여서 그랬는지 차가움 속에서 부드러움을 느끼긴 어려웠다. 부드러운 카스테라와 흰 우유의 정겨운 옛스러움을 원했는데 엄청 맛있다고 할 정도의 카스테라는 아니었다. 다음번에 소보로빵을 시도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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