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 3가 14, 15번 출구 근처를 둘러보면 요깃거리로 배 채울 게 별로 없다. 13번 출구로 나오면 바로 있는 한국금거래소를 중심으로 사거리가 형성되어 있다. 인근을 아무리 살펴봐도 그 흔한 파리바게뜨 하나 찾아볼 수가 없다. 이삭토스트가 피카딜리 CGV 앞에 있긴 하지만, 그곳에서 자주 즐겨먹는 베이컨 MVP는 이 날 당기지 않았다. 그렇게 주위를 더 둘러보다가 찾게 된 종로 명인 단팥빵 가게.
밤식빵이 있길래 밤식빵을 먹고 싶었는데, 아침 11시가 좀 안 되는 시각이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빵들이 이제서 조금씩 나오기 시작하고 있어서 없었다. 그다음으로 야채빵에 도전했는데, 야채빵도 아직 안 나왔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단팥빵으로 유명한 빵집에서 단팥빵을 사 먹게 됐다. 하나에 1,800원으로 호두 단팥빵과 고구마 앙금빵을 샀다.
기본 단팥빵은 안 보여서 호두 단팥빵으로 골랐는데, 오히려 잘된 선택이었다. 파리바게트나 동네 빵집에서 파는 단팥빵과 달리 안에 단팥이 듬뿍 들어가 있다. 맨 처음엔 둥근 빵 사이즈가 작아서 '음.. 작군'이라고 생각했는데, 안에 풍성하게 꽉차있는 앙금을 보고 안심이 되었다. 평소에 생각했던 단팥빵의 당도보다는 조금 덜 달게 느껴 저서 좋았다. 입안에 가득 차는 단팥과 너무 푸석하지도 너무 쫄깃하지도 않은 중간 사이의 적당한 빵 페티가 잘 어울렸다. 단 둘의 조화로 우물우물 씹는 게 단조로워질 때면, 조그마한 콩 사이즈의 호두가 알알이 들어있어 씹는 재미에 풍성함을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빵 윗부분의 중간 부분에 올라가 있는 얼마 없는 깨가 고소함을 더해준다.
밤앙금빵과 고민하다가 고구마앙금빵을 골랐는데, 요건 생각보다 별로였다. 종로명인 단팥빵에서 크림치즈빵도 잘 나가는 빵 종류 중 하나인 것 같은데, 이걸 샀어야 하는 아쉬움이 남기도 했다. 이것 역시 과하게 달지 않은 고구마 앙금 맛이 느껴진다는 점에서, 평소 달게 먹지 않는 사람들에겐 괜찮을 것 같다. 그것 외에는 고구마다라는 느낌이 딱 느껴지지는 않았다. 안에 고구마 앙금은 역시 풍성하게 들어가 있었다.
간단한 군것질로 요기를 때우고자 할 때, 두 개정도까지는 부담스럽지 않게 먹을 수 있는 양으로 적당하게 포만감을 선사해주기도 한다. 음료수랑 따로 먹지는 않았지만, 커피보다는 흰 우유와 먹었을 때 단팥빵의 고유한 맛을 더 잘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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