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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이후 최대로 더웠다던 2021년의 여름. 한 없이 덥게 올라가는 여름 날씨에 비례해 여름 제철과일인 수박의 과일도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천정부지 가격으로 올라갔다. 많은 식구가 있는 것도 아니라 큰 수박을 사기가 부담스러워 적당한 때를 기다리고 기다렸다. 매미들이 '맴매' 시끄럽게 우는 열대야의 밤을 타파하기 위한 방안으로 수박 사 먹는 날을 기다렸다. 하루, 이틀, 한 달, 두 달이 지나도록 수박 가격은 내려가질 않았다. 열돔현상이라는 단어를 처음 듣게 된 이 지독한 여름의 폭염이 엔딩을 향해 자기만의 속도로 사람들을 괴롭히는 동안 수박 한 번 사 먹을 겨를 없이 입추를 맞이하게 됐다.

 

 

쥬씨 수박주스

 

 

가장 더운 여름 날에 시원한 수박 사먹지 못하고 그렇게 그 여름이 끝나버렸다는 아쉬움과 원망 섞인 날씨를 비난하는 내게 쥬씨의 수박주스는 아쉬운 마음을 달래주기에 안성맞춤인 음료수였다. 쌩 수박으로 갈리는 미디엄 사이즈의 수박주스는 2천 원. 당도 0퍼센트의 슈가 프리는 수박 한 통 사 먹지 못했다는 내 억울함을 씻겨줄 중요한 요소였다. 온전히 내가 수박 한 통을 즐기고 있는것과 같은 만족감을 선사해주는 것이었다. 주문을 하고 기다리면서 카운터 옆의 초록색 박스에 쌓여있는 큰 수박 통들을 바라보며 안심했다. 그래. 2만 원의 비효율적인 가치를 2천 원의 효율적인 가치로 전환하고 있는 내 행동은 아주 훌륭하고 옳았다고. 뻥 뚫린 가판대에서 신선함을 유지하고 있는 파인애플, 수박 등의 쌩과일 조각이 추가로 보였다. 평소 같았다면 딸기바나나를 시켰을 텐데, 며칠 전에 집에서 만들어 먹었던 바나나 밀크셰이크 때문인지 얼마 안 돼서 비슷한 종류의 음료수를 밖에서 사 먹는다는 게 아깝게 느껴졌다. 색다른 시도로 블루베리 과일 주스를 먹을까 했지만, 냉동이냐고 물어보는 나의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하는 직원의 말에 의욕을 상실했다. 냉동 과일은 먹고 싶지 않은 알량한 자존심이었달까.

 

 

슈가 프리 당도 0퍼센트 JUCY 수박주스

 

달달한 바닐라 라떼, 카라멜 마끼아또, 헤이즐넛 라떼 보다 더 저렴하면서 건강에도 좋은 쥬씨의 생과일주스를 종종 더 이용해야겠다. 과일을 갈아서 만드는 주스 가격이 한국의 이곳보다 저렴한 곳을 해외에서 찾아보긴 힘드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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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과자를 사 먹을 때 편의점은 잘 이용하지 않는다. 동네에 있는 할인마트 가격보다 조금 더 비싼 가격에 과자를 구매하는 게 왠지 손해 보는 기분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래도 어디에나 눈에 띄는 곳에 위치한 편의점을 급하게 들를 때가 있다. 마침 들어간 김에, 달달구리 군것질도 사고 싶고. 그럴 때면 대기업에서 나온 과자를 고르기보단, 편의점의 PB 상품으로 나온 과자들을 종종 사 먹을 때가 있다. 과자의 봉지 사이즈는 작지만, 천 원에서 천이백 원 정도 하는 가성비 좋은 과자를 마다할 이유가 있을까.

 

 

씨유 편의점 과자 아베크까망베르 치즈쿠키 강추

 

 

CU 편의점에서 천이백원의 행복을 발견할 수 있게 해 준, 아베크까망베르 치즈쿠키. 이전에 친구가 다른 회사 브랜드로 까망베르 치즈쿠키 과자를 먹어보라고 건넨 적이 있었다. 한 번 먹고 단번에 그 맛에 빠져버려 똑같은 제품을 온라인으로 주문할까 했지만 귀찮아서 말았었다. 그렇게 내 머릿속에 익숙하게 박혀버린 단어, 까망베르 치즈. 예전에 까망베르 조각 케이크가 유행할 때 자주 사먹었던 기억이 있는데 어느샌가 입 밖으로 까망베르라는 단어를 내뱉은 지가 오래됐다. 아베크가 정확히 무엇을 뜻하는지도 몰랐지만 익숙할 것 같은 느낌의 까망베르 치즈쿠키를 구매였다. 

 

 

티와 함께 먹으려고 산 쿠키였는데, 홍차와 어울리는 쿠키는 아니었다. 아베크까망베르 치즈쿠키의 봉투를 뜯었다. 자꾸만 손이 간다는 CM송으로 우리는 세뇌시키던 타브랜드의 과자가 생각날 정도로, 입안에 그것을 넣기 위한 손의 움직임을 멈출 수가 없었다. 단 맛은 없다. 묵직하게 느껴지는 퍽퍽함. 그 맛을 상쇄시키는 짭쪼름함. 그렇게 오물오물 삼각형 모양의 작은 과자를 다 씹고 나면, 은은하고 옅은 단 맛의 여운이 뒤쪽 혀에서 목으로 넘어가는 사이에서 빙글빙글 돈다. 부담감으론 전혀 다가오지 않는 375 칼로리. 한 봉지를 다 먹었을 때 나는 추가적인 375 칼로리가 필요했다. 하나만 먹고 끝내기엔 너무 아쉬운 맛이었다. 하지만 연달아 아베크까망베르 치즈쿠키 두 봉지를 먹게 된다면 분명히 금방 질릴 것이다. 적당하다고 느꼈지만 입안에선 여전히 짭짤한 맛을 추가로 원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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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길거리에서 간단한 주전부리를 먹으며 다니는 사람들을 마주하는 것은 이제 꽤나 희귀해진 풍경이 됐다.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이른 아침 서울의 중심 종로에 나갈 일이 있었다. 아침 먹을 겨를은 없었다. 냄새의 유혹으로는 최고봉인 지하철 길거리 음식 델리만쥬만큼 강력한 후각 효과는 없지만, 은은하게 콧속 안을 자극하는 땅콩과자를 사먹었다. 한 봉투에 호두과자보단 저렴한 가격으로 2천원이었다.

 

길거리 주전부리 땅콩과자

 

이런 길거리 음식을 사먹을 때의 쾌감은 돈을 건네고 과자를 받아봤을 때, 안을 살펴보고 얼마나 들어있는지 체크하는 순간이다. 아아. 그런데 또 올라버린 물가를 생각하지 못했나보다. A4 용지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흰색 봉투 안에 반도 안 들어있는 땅콩과자를 보고 실망할 수 밖에 없었다. 많이 먹지는 못해도 더 많은 양이 들어있길 바랐는데.

 

 

땅콩과자 겉과 속



그래도 땅콩 모양의 땅콩과자를 한 입 베어먹을 때, 바삭하게 튜닝된 겉과 보드라운 속을 동시에 씹는 재미가 있다. 그 재미를 두 배로 만드는 순간은 바로 조그만 땅콩이 톡톡 튀는 별사탕 과자를 먹을 때처럼 중간중간에 속속히 나올 때이다. 땅콩과자 한 입에 마스크 터치 두 번. 불편하게 손 운동하는 시간이 없었더라면, 땅콩과자는 순식간에 사라져버릴 양이었다.

 

 

예전에는 부담없는 길거리 음식에 간편하고 간단하게 시간이 애매할 때 먹기 좋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코로나도 그렇고 위생에 더 신경을 쓰게 되서 왠만하면 잘 안먹게 되는 것 같다. 그걸 의식하고 먹어서 그런진 모르겠지만, 먹고 나면 대부분은 배탈이 나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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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이나 특별한 날이 아닌데도 문득 생크림 케이크가 먹고 싶어질 때가 있다. 마침 카드사에서 선물 받은 행복한 플라워 하트 케이크 웰컴 쿠폰이 있었기도 했고. 처음 들어보는 케이크 종류였지만, 그래도 일반 케이크 사이즈인 1호 정도는 되는 크기인 줄 알았다. 저녁에 동네에 있는 뚜레주르 매장을 들렀는데, 오후에 일찍 내가 교환하고자 하는 케이크는 팔렸다고 하는 거였다. 돈을 더 추가해서라도 다른 케이크를 바꿀까 했는데 비슷한 사이즈의 케이크는 초코쉬폰이나 티라무스 종류가 있어서 스킵했다.

 

 

귀찮아서 그냥 집에 갈까했지만 며칠 전부터, 이 쿠폰을 써야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오늘 어떤 케이크라도 사가지 못한다면 기분이 찜찜할 것 같았다. 근처에 또 다른 뚜레주르 매장이 있어서 그쪽으로 이동했다. 이 매장에서는 쿠폰으로 받은 '행복한 플라워 하트 케이크'를 취급 안 한지 오래됐다고 했다. 두 번째로 들른 매장에도 없는 것이었다. 비슷한 사이즈의 케이크가 뭐가 있나 살펴봤는데 다행히 부드러운 생크림 종류의 케이크가 있어 2천 원을 추가로 내고 구매했다.

 

 

뚜레주르 사르르 생크림 케이크

 

 

 

물가가 다 올랐다곤 하지만, 2만원 가까이 되는 가격의 케이크가 이렇게 한주먹거리 사이즈일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옛날 가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껑충 오른 가격에 놀라며, 나도 이렇게 옛날 사람이 되어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과장 조금 보태면 스타벅스에서 파는 카스테라 케이크와 비슷한 사이즈라고 봐도 무관할 정도였다.

 

 

부드러운 생크림

 

 

특별한 날에 먹는 케이크가 아닌데, 초는 몇 개 필요하냐는 직원의 말에 필요없다고 말하기엔 아쉬워서 가족 수대로 초 3개를 받아왔다. 집에 와서 성냥개비로 불을 붙이려는데 불이 타오르지 않는 거다. 성냥개비의 머리 쪽이 빨간색이 아니라 분홍이라 그랬나 보다. 아니면 날이 습해서 그런지 불이 한 번에 붙지 않아 먹기 전에 고생 좀 했다. 드디어 뚜레주르 사르르 케이크를 한 입 베었다. 오랜만에 먹어서 그런지 너무 달지도 않고 부담스럽지 않은 부드러움의 농도가 딱 좋았다. 그렇지만 입 안에서 사르르 녹을 정도의 부드러움은 아니었다. 매장 내 냉장고에서 서 막 나온 거라 그런지, 케이크 중간쯤에 딸기와 딸기 시럽이 생크림과 함께 한 층을 덮고 있는데 그 딸기들이 딱딱하고 냉동 맛이 났다. 차라리 딸기가 케이크 안에 들어가 있는 게 아니라 위에 데코레이션으로 올라가면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중간층은 그냥 생크림으로 부드럽게 층층이 쌓았으면 하고 생각했다. 사이즈가 작아도 혼자 다 먹기에는 조금 많을 수도 있다(개인의견입니다).

 



초점이 나갔지만 어둠에서 빛나는 노란 빛이 예쁘기만 하다

 

입추가 지나니 저녁에는 제법 바람이 불어 차가움이 느껴지고 있다. 새롭게 바뀐 분기를 기념하거나 그냥 오늘 하루 종일 힘들었던 나를 위해 과하지 않고 적당하게 달달한 미니 케이크를 사서 기분 전환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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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동에 나올 일이 있어서 북촌칼국수 집에 들렀다. 마침 날도 비가 오고. 한국 사람이라면 이런 날엔 으레 국물 있는 음식을 먹어줘야 하는 법이니까. 길치인 나는 길도 찾아보지 않고 발길이 인도하는 대로 익숙한 골목에 있던 북촌칼국수 집을 찾아냈다. 아마 여기가 제일 처음 생긴 곳이었을 것이다. 내 앞 테이블엔 한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자 두 명이 들어와서 자리에 앉았다. 머리가 긴 여자가 예전에도 여기에 자주 드나들었었는지, 주인아저씨에게 여기 말고 다른 곳도 있었죠?라고 물어봤다. 코로나의 영향인지 그전부터 인사동에 드나드는 국내 수요나 관광객이 줄어들었는진 모르겠지만 이전에 있던 2개의 가게를 처분했다고 하시는 걸 엿들었다. 인사동 쌈지길에서 종로 3가로 이어지는 골목에 있던 가게들도 임대를 내놓고 빈 가게가 많은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이건 아마도 코로나의 영향이지 않을까 싶었다. 나도 힘들지만 국민의 많은 사람들이 힘들다는 걸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떡갈비

 

예전에는 북촌 칼국수를 시키면 뽀얀 사골국물에 면발이 조금 도톰한 칼국수가 나왔던 건데, 이번에 메뉴판을 살펴보니 뜨거운 칼국수는 멸치 육수로 우러낸 것 밖에 없었다. 그런 뽀얀 국물의 베이스는 만둣국과 페어링되어 있어서 아쉬웠다. 점심시간에 틈을 내어 먹는 거라 많은 양을 시킬 수 없었는데, 얇은 겉피에 알알이 들어차 있는 갈비 만두도 어찌나 시키고 싶던지. 아쉬운 대로 떡갈비와 함께 나오는 북촌 칼국수를 시켰다. 광주에서 먹던 떡갈비의 맛있는 추억이 있어서인지 이상하게 수제로 만드는 떡갈비로 보이는 곳에선 꼭 떡갈비를 시켜먹게 된다. 갓 나왔을 때는 시중에서 파는 냉동식품의 떡갈비와 다르게 도톰한 패티안에서 흐르는 육즙과 부드럽게 씹히는 다진 고기의 맛이 어우러져서 '역시 시키길 잘했다'라는 생각을 했다. 앉은 위치 바로 위에 중앙 에어컨이 작동하는 바람에 칼국수를 기다리는 동안 떡갈비는 냉속도로 차게 식어갔다. 습한 온도 때문에 공기 순환과 정화를 위해서 틀어놓은 에어컨일 텐데, 인공적인 이 바람이 괜히 야속하게만 느껴졌다.

 

 

북촌 멸치 육수 칼국수

 

 

 

밖에서 사먹는 음식값이 만원은 기본인 시대에, 떡갈비와 뜨근하게 배를 불릴 수 있는 북촌 칼국수의 콤비네이션이 8천 원 밖에 안 한다는 사실에 아직은 인사동의 옛정이 살아있는 듯한 기분마저 들었다. 덤으로 나오는 투박한 배추김치와 칼국수 한 입에, 뜨거운 국물 한 스푼. 비 오는 날에 이처럼 소박한 감성으로 만족을 시키는 음식도 적지는 않을 것이다. 칼국수의 밑바닥이 보여갈 즈음에 주위를 두리번거리니, 식자재 가격 인상으로 만원 이하의 음식은 웬만하면 현금으로 지불해달라는 문구를 보게 되었다. 현금을 아예 가지고 다니지 않는 요즘, 그 문구를 보고 덜컥 겁이 나, 계산하면서 '죄송하지만 제가 현금을..'이라고 했더니 주인아저씨께서는 온화하고 상냥한 미소로 괜찮다고 응해주셨다. 기분 좋게 먹은 음식에 서로 의가 상할 뻔했지만,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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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창공원역은 그저 지나가는 역으로만 생각했었는데, 올해 들어 오프라인 모임이 있어 종종 가게 됐다. 근처에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은 예쁜 북까페가 있어 내돈내산 간단한 리뷰를 남기려고 한다. 한참 더웠던 7월의 중순에 땡볕 거리를 조금 걸어야 해서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역에서 한 15분 정도 걸어가야 한다.

 

내부 테이블은 띄엄띄엄 간격을 주고 위치해있어 조금 트인 카페에서 바람을 쐬고 싶은 사람에게 적합할 것 같다. 북카페 컨셉이라 동화책부터 소설책까지 다양한 책들을 카운터 옆에 있는 책장에서 살펴볼 수 있다. 중간에 큰 테이블이 있어 노트북 작업하는 사람들도 부담 없이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북까페 꽃한잔 시그니처 음료 라벤더레몬에이드

 

내가 시킨 건, 이 북카페의 시그니처 음료수라고 할 수 있는 아이스 라벤더레몬에이드였다. 카페인을 될 수 있으면 피하려고 하는 요즘이라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아이스에 드라이 꽃잎들이 함께 들어가 있어 예쁘고 묘한 느낌이 보라색 라벤더에 잘 어울리게 데코레이션되어 나온다. 옆에 밀크 컵에 담겨 나오는 것은 레몬에이드였다. 윗부분에 조금 남아있는 부분에 쪼로로록 부으면 기다란 롱 아이스컵이 꽉 차게 된다. 첫 모금을 마셨을 때, 잘 섞지 않아 레몬에이드의 맛이 강하게 톡 느껴졌다. 신맛을 좋아해서 이 맛도 약하다고 느꼈다. 가능하다면 레몬에이드가 리필되면 좋겠다는 소박한 생각도 해보았다. 아이스의 라벤더티에 달면서도 약간 뜹뜰한 맛이 신맛과 합쳐져 오묘한 맛을 자아낸다. '오, 이거 맛있다'라는 감탄사가 나오기보단, 오묘한데 재밌는 맛이라 계속 마시게 된다랄까. 막 달지도 않아서 부담스럽지 않게 마실 수 있다. 아이스라벤더레몬에이드의 가격은 6,500원이었다. 스타벅스의 신메뉴 톨 사이즈나 프라푸치노에 버금가는 가격이라 부담스럽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이다. 아이스가 다 녹고 나면 아이스에 담겨있던 꽃들이 완연한 모습으로 컵의 맨 밑에 가라앉아있는다. 식용 꽃이겠지만, 물어보지 않고, 먹지도 않았다. 음료수를 다 마시고 나면 아무것도 차있지 않는 빈 컵을 보는게 아니라, 예쁜 꽃들이 사르륵 가라앉아있는 걸 볼 수 있어 다 마시고 나도 시각적으로도 기분이 좋을 수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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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을 마시는 이유는 다양하다. 특별한 날에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키고 싶어서. 혹은 자주 마시던 주류(소주, 맥주)가 지겨워져서. 아니면 원래 자주 마시던 술이라서 등등. 건강을 이유로 와인을 마시는 사람도 있을까? 와인을 마시면 건가에 좋은 사실 알고 마시면 더 좋지 않을까? 

 

몸에 좋은 레드와인

 

스테이크나 육류를 먹을 때면, 레드와인이 가끔씩 생각날 때가 있다. 레드와인은 사실 어마어마한 효능을 갖고 있는 녀석이었다. 일주일에 한 잔 정도 마시면 몸에 좋다는 이야기는 종종 들었으나, 레드 와인이 암 예방과 심장 건강에 좋다니 새로운 사실이었다. 

 

 

  • 암 예방에 좋은 레드 와인

 

높은 항산화 효과를 가지고 있어 동맥에 장애물(동맥경화)이 쌓이는 것을 예방해준다. 또한 혈액이 응고되는(혈전) 상황을 예방해준다. 과다한 스트레스로 혈관이 얇아지고 좁은 혈관 사이로 피가 제대로 흐르지 못하면 더 큰 병을 얻을 수도 있는데, 이것 저것 다양한 영양제를 먹는 것보다 레드 와인 한 잔 마시는 게 더 효과가 좋을 수 있다니 음주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희소식 중 희소식이 아닐까 싶다. 원활한 혈액의 흐름에 도움을 주는 큰 역할을 하기 때문에, 심장 박동도 일정하게 유지되도록 해준다. 한국인의 암 발병률 중 높은 순위를 차지하는 폐암과 유방암. 두 가지 암을 유발하는 세포성장이 항산화 성분이 들어있는 레드와인으로 세포 성장을 차단할 수 있다. 물론 적당량을 마셔야지 과유불급이라고 흘러 넘치게 먹으면 안 먹는 것만 못하다는 사실을 명심하기를! 일주일에 적어도 한 잔 이상의 레드와인을 마시면 이런 암 예방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다.

 

 

  • 평소에 피곤해서 에너지 드링크를 먹는 사람이었다면?

 

피곤한데 에너지 써서 일은 해야하는 요즘 시대의 현대인들. 카페인과 에너지 드링크로 그 피곤함을 대신하려는 사람들이 더욱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개인적으로 에너지 드링크는 먹었을 때 바로 효과가 나타나긴 하지만, 그 다음날 피곤함의 여파가 2배로 올라오는 덕에 잘 마시지 않는 편이다. 포도알과 포도껍질에 레스베라트롤(적포도주 속 화합물)이 함유되어 있어 피로를 풀어준다고 한다. 와인을 만들 때 이 성분이 들어간 껍질과 알로 만드니 피로회복제 역할을 대신할 수 있는 것이다. 평소에 피로를 자주 느끼는 편인데, 이것을 핑계로 레드와인을 자주 마셔봐야겠다.

 

 

  • 체중 조절과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되는 레드와인!

 

오늘의 다이어트는 내일부터! 라고 요즘은 남녀 불문 상관없이 자신의 몸 관리를 위해 식단을 조절하고 애쓰는 사람들이 많다. 이쯤 되면 레드와인이 만병통치약처럼 느껴진다. 푸하. 소화 작용에 도움을 주는 레드와인은 새롭게 생성되는 지방 세포의 속도를 늦추는 역할에도 한다. 또한 앤돌핀 생성에도 기여를 하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많고 무기력함을 느끼는 사람들은 레드 와인 한 잔으로 그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수도 있다. 

 

 

이외에도 다양한 건강상의 이유로 레드와인을 마시면 좋은 이야기들이 있다. 뭐든지 적당하면 좋은 효과를 낫는다고. 스트레스로 하루의 마무리를 캔맥주로 하는 이라면, 오늘 하루는 맥주 대신 우아한 레드와인 한 잔 마셔보는 게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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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남아도는 바나나를 해치워야 했다. 살 때는 하루에 하나씩 먹어야지라고 생각하며 사는데, 막상 사면 잘 먹지 않게 되는 게 바나나인 것 같다. 아침에 일어나서 바나나 하나 먹고 하루를 시작하면 금방 먹을 것도 같은데 말이다. 더워진 날씨에 이대로 두다간 하나도 못 먹고 버릴 것 같아, 두 개 먹고 남은 것의 거의 한 뭉텅이를 갈아서 먹어보기로 했다.



수제 바나나 밀크쉐이크



집에 우유도 있고 바나나도 있고, 기본 재료는 충분히 갖추었기에 그냥 믹서기에 넣고 갈기만 하면 돼서 준비과정은 어렵지 않았다. 그래도 참고사항으로 우유를 어느 정도 넣어야 하나 알고 싶어 바나나 밀크쉐이크 만들기 방법을 검색해보았다. 컴포즈커피에서 신메뉴로 나온 바나나 밀크쉐이크가 인기라는 글을 여기저기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밀크쉐이크 위에 바나나킥이 토핑처럼 올라가서 찍어먹는 맛이 재밌기도 하고 짭쪼름하면서 달아서 맛있나 보다. 설탕, 흑설탕, 바닐라 아이스크림 한 두 스푼을 넣어 먹으면 맛있다고 하니 설탕은 안 넣어도 갑자기 바닐라 아이스크림과 바나나킥을 꼭 넣어서 만들어 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일을 사서 만드는 스타일...)

 

 

실패할 수 없는 단짠의 꿀조합
바나나킥 얹어진 바나나 밀크 쉐이크

 

결국 준비 되어 있지도 않은 바닐라 아이스크림과 바나나킥을 사러 기어이 밖에 나갔다 왔다. 만드는 데 시간이 더 오래 걸리는 종류의 음식이었다면 절대 그렇게 하지 않았을 거다. 무튼 남아있던 바나나 4개 정도를 촘촘히 잘라서 넣고, 우유는 바나나를 덮을 정도의 높이에서 조금 더 따라 걸쭉한 느낌으로 만들었다. 거기에 해태의 부라보 바닐라 맛 윗부분을 함께 넣었다. 너무 단 것은 싫어 설탕은 따로 넣지 않았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물론 사서 먹어도 실패할 수 없는 맛 조화이지만, 저렴한 비용으로 근교 카페에 놀러 온 듯한 분위기로 가성비 확실히 뽑아먹을 수 있는 수제 바나나 밀크쉐이크였다. 토핑으로 올려두었던 바나나킥의 나머지 과자도 내가 다 먹을 수 있었기에 더 이득! 그냥 먹어도 좋지만 바나나킥을 올려서 찍어 먹는 게 더 맛있었던 것 같다. 고칼로리로 배도 두둑해서 저녁은 이걸로 간단히 해결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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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이마트 24의 와인 연간 판매량이 80퍼센트를 기록해 상반기에 다 팔아치웠다는 기사를 접한 적이 있다. 80퍼센트의 수준이 173만 병이라고 하는데, 사실 그 숫자가 존재하지 않는 허수처럼 느껴져 몸으로 체감하는 게 쉽지 않다. 하루에 7,900병, 1분에 5.5꼴로 와인이 팔렸다고 이해하기 쉽다. 하루에 약 8천 병에 달하는 와인이 판매됐다고 하니 그 수요에 가속화를 더한 것은 아마 코로나의 영향도 있을 것이다. 맥주의 판매량보다 와인의 판매량이 더 높았다는 기사를 확인하기도 했다. 서양식 식습관과 함께 와인에 대한 인기는 앞으로 더해질 것으로 판단된다. 

 

 

내가 와인에 첫 발을 디딘 게 된 경로는 어학연수 겸 인턴으로 갔던 미국 생활에서였다. 그 당시에만 해도 한국에서 와인의 이미지는 '비싸고 고급진 술'이라는 인식이 강해, 마트같은 데서 값지고 편하게 구해먹기 어려웠다. 지금처럼 수입되는 와인의 종류가 많지도 않았고. 한국에선 비싸지만 미국에선 저렴한 것들을 가능하면 많이 누려야겠다는 생각에서 와인을 처음으로 접하게 된 것이었다. 뭐가 뭔지도 잘 모르고 마트에서 저렴하게 파는 와인들을 시간이 날 때면 종종 사 먹곤 했다. 기분 내고 싶을 때나 힘든 하루를 보낸 나에게 보상을 해주고 싶을 때나 아무 때나 시도 때도 없이 편하게 습관처럼 와인을 집어 들었다. 주로 화이트 와인을 마셨고, 소비뇽 블랑을 입문으로 시작했던 것 같다. 어떤 종류의 와인이 내 입맛에 맞는지도 확인해보지 않고, 무작정 부딪혀봤던 경우였다. 조금씩 레드와인과 다른 종류의 와인들을 마시기 시작하면서, 잘은 모르지만 어렴풋이 산미 맛이 강하고 끝 맛이 드라이한 걸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됐다(또 다른 와인의 세계로 인도했던 포르토 와인은 여기서 일단 제외해본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난 후, 한국에서도 와인 붐이 일어나기 시작했고 저렴하게 파는 와인 레스토랑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더 많이 눈에 띄는만큼, 대중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았다. 가끔씩 스테이크를 먹거나 파스타를 먹을 때면 이젠 콜라보단 와인이 더 당길 때가 있다. 마트에서 흔히 보이는 와인 판매점에서 주로 저렴한 것들을 골라서 먹기도 했었는데, 마음에 드는 맛이 생각보다 없었다. 아무래도 와인 값이 비쌀수록 그 값을 더하는 것 같다. 한국에 들어오는 와인이 현지에서는 굉장히 저렴한 경우도 있을 테고, 실제로 저렴하게 괜찮은 맛을 내는 와인을 먹은 경험이 있다 보니 너무 비싼 와인은 마시지 못하지만 가성비 좋은 와인을 골라서 먹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날 먹었던 와인은 어떤 맛을 냈고, 재구매 의사가 있는지, 어떤 향을 내뿜고 있는지, 어떤 음식이랑 먹을 때 괜찮은지 등의 기본적인 리뷰부터 조금씩 데이터를 쌓기 시작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 와인 리뷰를 기록해나가려고 한다. 한 번 사마셨던 와인도 저번에 맛이 어땠더라? 하며 기억 안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짧게라도 와인 리뷰와 재구매 의사등을 정리해두면 효율적인 소비를 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 같다. 나중에는 와인 판매 직원의 도움을 받지 않고, 조금 더 주체적으로 맛있는 와인을 고르고 싶다는 허황된 욕심도 한몫했다. 그러기 위해선 나도 와인에 대한 공부를 해야 할 테고, 그 세계가 복잡하고 다양해서 배우기 귀찮았던 지난날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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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이태리, 런던의 도시들을 돈 한 푼 안 들이고 무전여행한다는 시놉시스는 솔깃한 모험심을 자극하면서도 어떻게 그런 이야기가 진행될 수 있었나라는 호기심을 동시에 자극하기도 했다.

덤으로 유럽 여행의 풍경까지 볼 수 있을테니 코로나로 여행을 잠시 멈추고 있는 나에게 옛날 생각도 불러일으킬 겸 추억 여행을 함께 떠날 수 있을 것 같아 보게 됐다.

영화는 스무살에서 스물네 살까지 모여있는 영화과 학생들의 잉여로움을 설명하는 오프닝으로 시작된다. 다음 학기 등록금도 못 벌게 된 이상 뭔가 마무리 짓는 일을 해보자는 취지에서 영화과 학생이었던 네 명은 각자 맡은 역할이 분명했고, 기술을 이용해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물물 교환으로 유럽 여행을 할 심산이었던 것이다. 기획, 애니, 특수효과, 컴퓨터 담당을 각자 맡은 사람들의 설명과 함께 그들의 원대한 계획이 간단하고 귀여운 애니메이션 형식으로 설명되고 있었다.

유럽에 있는 한인민박의 홍보영상을 찍어주고 그 대가로 숙식을 제공받아 유럽을 횡단하고 오는 것이 그들의 첫 번 째 프로젝트였다.

두 번째 프로젝트는 최종 목적지 영국에서 세기의 아이돌, 비틀즈같은 가수를 발굴하고 섭외해 뮤직비디오 영상을 만들어 빵 터뜨리는 것이다.

 

두 개의 프로젝트를 1년 동안 수행하면서 스스로 자처한 잉여의 삶을 청산하고 돌아오는 것이다.

영화가 개봉한 2013년에 봤어도 그랬을 것 같고, 지금 봐도 참 원대한 계획이 아닐 수 없다는 것에 새삼 그들의 도전이 멋있어 보이고, 비교적 시간에서 자유로운 그들의 나이가 부러웠다.

본격적인 여정이 시작되면서 20대 중 후반의 디자이너와 기획을 도와줄 선배들이 등장하는데 그들은 이태리로 넘어가기 전, 함께하지 못할 것 같다는 이별을 고한다. 사실 중도 포기하는 이들의 행보가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해 아쉽다기보다는 그들의 입장에 더 이해가 가기에 내가 만약 저 자리에 있었어도 그들과 같은 결과를 도출해내지 않았을까 싶어서 공감이 많이 됐다.

영화를 다 보고 난 후의 느낌은 여행하면서 내가 겪었던 에피소드와 비슷한 상황도 있어서 그 날의 나를 떠올릴 수 있어 좋았고, 잘 정돈되지 않은 날 것의 느낌 나는 촬영 화질도 좋았다. 다만 중간에 편집된 내용이 많아 보이고, 영화 제목에 나오는 ‘히치하이킹’ 과정을 조금 더 생생하게 보여줬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예를 들면, 히치하이킹에 성공해서 차에 탑승하는 과정 같은 것들. 아무래도 영화 속 내용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데 조금 더 초점을 맞춘 것 같았다.

그들의 여행 이야기 속, 프랑스 파리에서 두 시간 남짓 되는 근교를 가는 여정 초반에 만난 버스 드라이버가 인상적이었다. 프랑스 남부 여행 시 기차를 놓치거나, 비행기 타러 가는 길 기차 안에서, 기차를 또 잘 못 타서 허둥지둥 될 때 만났던 나를 도와주던 사람들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정말 말도 통하지 않는데 몸짓, 발짓해가며 다른 정류장까지 나와 함께 뛰어주던 아주머니도 많이 생각났다. 항시 보호해야 할 어린 딸과 아들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반대편 플랫폼에 애들을 내버려두고 내 기차 놓칠까 봐 함께 걱정하며 도와주던 그 온정이 다큐 속에 놓인 주인공의 심정에서 큰 도움이 될 거란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굳이 그 종착지까지 완전히 다 데려다주는 것이 아닐지라도.

프랑스에서 로마로 넘어가기 전, 가지고 있던 예산이 떨어지고 연락 오는 것도 없고 프로젝트를 실행할 실마리가 1도 보이지 않을 때 쯤, 그들은 계획을 포기하려고 한다. 그때 그들에게 이태리에서 한 통의 이메일이 도착한다. 홍보 영상을 직접적으로 의뢰한 건 아니었지만, 한 번 얼굴 보고 얘기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그들은 프랑스에서 이태리로 가는 기차에 몸을 실었다. 

<로마의 휴일> 진실의 입이 있는 곳, 이태리

 

로마에 도착해 맥도날드 앞에서 만나기로 한 한인민박 주인을 기다리면서 '현학'이 하는 말이 있는데, 그것이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다. 

 


"이렇게 설레는 기다림은 오랜만인 거 같아."


전화기를 부여잡고 만나자는 이야기를 들으며 입에서 감출 수 없는 웃음과 미소가 '호재'를 통해 흘러나온다. 네 명의 청춘들은 안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 순간 또 다른 임팩트 있는 일이 발생했다는 사실에 째지게 기분 좋은 감정을 숨길 수가 없었다. 이 감정들이 스크린 밖에 앉아 있는 나에게도 전달되어 괜히 설레고 좋았다. 도전을 위해 도전을 하는 진정한 청춘 영화 같아서. 

 

동시에 나에게 자문을 하게 됐다.

"나는 언제 뭘 하면서, 저렇게 설레는 기분을 느껴본 적이 있었는지?"

 

2년이란 시간을 영국에서 보내면서, 나도 계획하고 생각했던 것이 있었다. 그 계획을 조금씩 이행하기는 했지만 적극적으로 하지 않았기에 내 프로젝트는 완성되지 못 한채 한국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보면서 그 시절의 나로 다시 돌아간다면, 하고 싶은 것도 조금씩 줄이면서 이 프로젝트를 더 열심히 하고 영상으로 남기려 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운 생각을 해보았다. 

 

중간에 지루하다고 느낀건지, 후반부엔 네 명 사이에서 발생하는 갈등의 틈을 위기로 집어넣었다. 그들의 위기는 팀플에서 개인의 욕심을 채우려던 '호재'의 야망찬 계획 때문이었다. 예전부터 좋아하던 가수 '아르코'의 마지막 앨범 뮤직비디오를 만들 수도 있는 기회를 만든 것이 바로 그것이다. 동료들과 상의하지도 않고, 뮤직 비디오를 만들 수 있다고 이메일 연락을 해버린 것이다. 그들의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호재'는 동시에 아르코의 뮤직 비디오와 원래 일정에 잡혀있던 아일랜드 가수 '브라이언'의 뮤직 비디오 작업을 동시에 해야 했던 것이다. 더불어, 생존을 위한 본업일도 해야 했던 것이었다. 하루에 펍에서 10~12시간가량의 일을 해야 했던 것이다. 참... 살인적인 스케줄이라고 생각했다. '호재'를 제외한 나머지 동생들은 이제 기껏해야 스무 살이 되었다. 그들의 계획에서 약간은 벗어나 보이는 호재의 이기적인 계획이 그들에겐 부담으로 다가왔을 거라는 것도 잘 느껴졌다. 하지만, 호재의 입장도 너무나 이해가 갔다. 요즘 말로 말하면 이것은 성덕인 것이다. 호재는 아르코의 성덕이 되고 싶었고, 그걸 위해 자신의 욕심을 조금 내비쳤을 뿐이다. 사람은 모두가 자기가 원하는 분야나 부분에 있어 이기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호재와 동생들의 갈등이 솔직하게 느껴져서 좋았던 부분이었다. 

 

 

유럽 여행지의 명소들을 예쁘고 화려하게 담지 않았다는 것이 영화가 끝난 후에 조금 아쉽긴 했지만, 오히려 목적에만 초점을 맞춘 것 같아서 좋았다. 대리 만족을 느끼려면 '우디 알렌'의 <미드나잇 인 파리>를 보는 걸로. 호재 감독이 영화에서 보여주던 순수한 열정과 정열은 사라졌는지, 이후 이렇다 할 행보가 눈에 띄지 않아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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